최근 전남 고흥 골재 채취장에서 대규모 주상절리가 발견됐다. 현재 드러난 규모만도 높이 20~30m, 폭 100m 정도이니 정밀 탐사를 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짐작된다.

 

 주상절리는 5~6각형의 크고 작은 돌기둥이 규칙적으로 솟아 있는 암체를 말한다. 누군가 마치 조각한 것처럼 크고 작은 돌기둥 모양이 마디마디로 끊어져 서로 연결돼 있다. 자연에서 극히 드물어 지질학적으로 희귀하다.

 

 주상절리는 화산이 폭발하면서 쏟아내는 용암류·화성쇄설물이 지표로 나와 고온에서 서서히 식으면서 수축된 것으로, 규칙적인 패턴과 기이한 형태 때문에 일찍부터 전 세계 과학자의 관심이 돼 왔다.

 

희귀한 지질, 전국 곳곳에 분포
우리나라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 중문 대포동 주상절리대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광주 무등산 서석대·입석대,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대가 유명하다. 청송 주왕산, 연천·포천 한탄강 유역, 울릉도 코끼리 바위도 희귀성과 중요성 때문에 천연기념물이나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고흥 골재 채취장 대규모 주상절리도 연구 결과에 따라 새로운 명소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주상절리는 문화재법으로 보호되거나 자연유산으로 보존·관리되고 있다. 영국 북아일랜드에 있는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약 8㎞ 해안에 뻗어 있는 대규모 주상절리대로 198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영국 정부는 주상절리가 있는 이 해안가 지질과 자연경관을 하나로 묶어 ‘코즈웨이 해변 루트(Causeway Coastal Route)’로 지정해 모든 명소를 한번에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우리의 제주 올레길이나 제주 지질트레일과 같은 형식이다. 아일랜드 지방 정부는 해안 지역 지질명소와 문화역사명소 중 일부 자연이 뛰어난 지역을 묶어 자이언츠 코즈웨이 주변을 세계적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지형적으로 별로 특징이 없는 북아일랜드에 세계적 랜드마크를 만든 셈이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는 무등산 일대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학술적 가치를 인증받기 위해 세계 30개국에 있는 주상절리를 비교·연구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세계의 주상절리 대부분은 바닷가에 있고, 구성 암석도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현무암이다. 형성 시기도 신생대다.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에 기여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바다가 아닌 산 정상부에 있고, 암석도 현무암이 아닌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응회암이다. 암석 구조가 매우 희귀해 ‘무등산 응회암’이라고 세계 처음으로 명명됐다. 지금으로부터 약 86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기에 만들어졌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제주도나 자이언츠 코즈웨이에 있는 주상절리의 육각형 한 면이 평균 30cm에 불과하지만 무등산은 평균 2m가 넘는다. 광석대 주상절리 한 면 크기는 무려 7m다.

 

 청송군도 주왕산 일대 주상절리대와 다른 지질명소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으로 지정돼 있는 남해안 일대 공룡화석지와 서남해안 갯벌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나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들 지질명소들을 역사문화유적과 연결해 세계적 명물로 만들어야 한다. 지질명소와 지질트레일을 만들어 새로 양성된 지질전문가와 지질해설사에게 이들 지역을 안내하고 해설하는 일을 맡겨야 한다. 지역 특산품을 공동 브랜드로 특화해 거주 지역민의 삶을 돕고, 음식점·펜션·민박·호텔·학교·박물관 등을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방문객의 불편함을 없애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제주도 세계지질공원은 민관이 하나가 되어 지역을 살리는 우리나라 대표적 지질공원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3관왕에 걸맞게 올레길과 별도로 지질트레일, 지역 특산물 등을 묶어 제주 ‘지오(GEO)’ 브랜드를 만들었다. 지오페스티벌, 지오하우스도 있다. 제주도에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질 유산을 연구하고 발굴해야 한다. 우리 것이 세계적이라는 자긍심을 심어 주고 국가적 브랜드를 높여 외국인이 찾는 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명물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허민 전남대 교수 대한지질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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